▲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측이 보존등기를 7년째 미루고 있는 삼성호텔(게스트 하우스 뒤).

준공검사가 끝난 건축물은 대부분 소유권 보존등기를 하지만, 기업이 운영하는 덩치 큰 건물은 보존등기에 따른 등록세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존등기를 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있다. 삼성호텔 등의 보존등기 기피가 이 경우에 해당하는 대표적 사례라는 지적이다.

특히 거제시는 삼성중공업측에 보존등기를 통한 지방세(등록세) 납부를 권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알고도 쉬쉬하고 있었던게 아니냐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13일 거제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거제시 장평동 444번지 일대 1만1255㎡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 5성급 호텔을 신축, 지난 2005년부터 영업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시에다 호텔 증축 허가를 얻어 현재 증축 공사를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또 사원과 선주 관계자 등의 숙소 제공을 들어 거제시 장평동 5번지 일대 2만9000㎡에 지하 1층·지상 15층 규모 아파트 3동을 신축, 지난 2009년 준공했다. 그런데 삼성중공업이 삼성호텔 등 이들 건물의 등기를 하지 않아 10억여 원의 등록세와 지방교육세를 내지 않고 있어 최소한의 기업윤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에는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는 경우, 취득 후 60일 이내 강제 등기토록 하고 있으나, 최초 보존등기에 관해서는 등록기일을 특별히 정해 놓지 않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런 법의 맹점을 악용해 지방재정의 근간인 지방세를 내지 않은 셈이다.

이와관련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준공검사 후 소유권 보존등기를 하지않은 것은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지난해 관련법이 바뀌어 의무사항으로 변경됐는지는 모르겠으나, 회사입장에서 호텔 등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잡힐 이유가 없고, 따라서 보존등기에 따른 등록세를 선납할 의무도 없어  미등기 상태로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우리가 잘못이 있었다면 시에서 등록을 종용하고 지방세를 걷는 방법을 강구해야지,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등록을 촉구한 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장평동에 사는 김 모(50)씨는 “국내 최고 기업이라 자부하는 삼성의 이런 행태는 대기업의 도덕성 상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며 “지방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보존등기를 미뤄 10억여원의 등록세를 안내면서도 '법적 하자 없음"을 되풀이하며 되레 적반하장식으로 배짱을 내밀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거제시 관계자는 “삼성측이 세금 납부를 교묘히 피하는 것은 사실이나 현행법이 보존등기를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위법사항은 아니다”라며 "내부협의를 통해 삼성측에 보존등기를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사내용 중 '게스트 하우스 미등기' 부분은 확인결과, 등기된 것으로 파악돼 일부 수정했습니다. 

▲ 측면에서 본 장평동 삼성호텔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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