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세현장에서 후보연설에 쏠린 눈

본선 만큼 치열했던 예선
총12명의 주자가 난립하던 초반 예선전도 본선 못잖은 혈투이자 이변의 연속이었다.

여권에선 현역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는 대 이변이 벌어졌고, 막판 현역의원 경쟁령 평가 대상에 오르며 ‘승리가 눈앞’이라고 장담하던 김현철 여연부소장도 중앙당의 도덕성 검증 문턱을 결국 넘지 못했다. 두 유력주자의 갑작스런 탈락으로 막판 여론조사 경선에 진출했던 신예 설대우․ 양병민씨도 낮은 인지도에 분루를 삼키며 공천권을 진성진 변호사에게 내 줘야 했다.

야권도 마찬가지다. 통합진보당에선 엄청난 시간과 발품을 팔아 이번 총선을 준비했던 이상현 전 중앙당(민노) 대변인이 여론조사 경선에서 가장 먼저 고배를 마시며, 예비후보 등록조차 하지 못하는 불운을 맛봤다. 민주당에선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던 변광용 전 거제신문 편집국장이 신예 장운 전 후보에게 발목이 잡히면서 본선무대 밖으로 밀려났다.

야 3당 단일후보 경선은 더 살벌했다. 본후보 등록 직전까지 샅바싸움을 벌이던 야 3당 후보는 결국 시민단체의 적극적 중재와 여론압박에 못이겨 막판 단일화에 극적인 합의를 이뤄냈고, 결국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로 결정되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초경합 지역으로 부상한 거제
각 당의 예선전 이후 잇따라 공천결과에 반발하며 6~8파전까지 예상되던 총선구도는 불복후보들이 출마를 접고,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성사되면서 3자구도로 좁혀졌다.

지난 29일부터 시작된 선거운동은 10일 열전 13일을 끝으로 대장정을 마감한다. 각 후보 진영은 어제 밤부터 잠을 안자는 48시간 유세를 펼치며 막판 부동층 흡수에 총력을 쏟고 있다. 정당후보는 고정 지지층의 막판 표 결집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지금까지 나타난 판세는 말 그대로 예측불허의 초박빙 접전구도. 지난 4일까지의 여론조사 흐름 추이는 후보 간 등락을 거듭하며 3자가 치열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5일 이후에는 각 후보 측이 자체조사를 근거로 저마다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선거전도 치열했다.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 측은 자원봉사자를 토대로 조용한 선거전을 펼치면서도, 박근혜 위원장이 두번이나 거제를 찾는 공을 들이며 세확산을 꽤했다.

야권단일후보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 측은 아예 중앙당사를 거제에 옮겨놓은 듯 거제선거에 집중했고, 통진당 권영길 의원도 직접 거제를 찾아 지원유세를 펼치는 연대를 과시했다.

무소속 김한표 후보는 탄탄한 조직과 활발한 입소문 전략을 통해 세를 확산시켰고, 지난주 말 외부인사 및 탈당 시도의원들이 참가한 대규모 청중유세를 통해 선거분위기를 주도해 왔다.

D-1, 관전포인트
이번 선거전을 보는 관전 포인트는 3가지다. 진성진의 정치실험, 김한표의 12년을 기다린 배수진, 김한주의 야권단일후보 효과가 그것.

우선,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가 전개하는 사상초유의 정치실험 성공여부다. 진 후보는 집권여당 후보이면서도 조직선거를 거부하며 오직 당원과 자원봉사들의 순순한 열정에 기대하는 돈 안쓰는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돈으로 만든 조직의 공백을 자신이 1년 가까이 모집해온 자원봉사자들로 채운다는 전략이다. 그의 전략이 성공할 경우 대한민국 정치사의 새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의 야권단일화에 대한 시민적 평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3당이 뭉쳐 단일후보를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 수준의 대형조선소 2곳을 보유한 거제에서 야권단일화는 당선가능성에서도 0순위에 꼽힌다. 문제는 시너지 효과. 경선에서 패한 두 야당의 지지를 어떻게 끌어내느냐에 따라 김한주 후보의 당락 명운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가 야 단일후보로서 당선될 경우 지역정치권은 한동안 야권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무소속 김한표 후보의 12년 배수진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도 핵심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김 후보는 예전에 없던 무소속 단일화까지 이뤄냈고, 일부 시도의원의 탈당까지 끌어내며 여느 때 보다 세확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아깝게 패한 두차례의 선거전에서 파생된 동정여론도 만만 찮다. 6개월간의 택시 운전기사로 일하는 등 일반서민과도 호흡을 같이 해 왔었다. 김한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지역정치권은 또 한 차례의 질서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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