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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적차량 방치·교각충돌·관리소홀
위험천만한 구 거제대교 재앙부른다
유승화 /전 부산지방국도관리청장

   
구 거제대교 교량 상부. 통상 교량상부 노후도는 나미(교량상판 처짐) 현상의 정도로 가늠하는데, 구 거제대교의 나미 현상은 육안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심한 편이다. 관리주체인 거제시가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유승화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구(舊)거제대교(이하 거제구교)는 1971년 4월에 개통되었다. 유사이래 외진 섬이던 거제도가 육지로 연결되는 최초의 사건이었다. 지금은 신(新)거제대교(이하 거제신교, 1999년 7월 개통)와 비교되어 볼품없어졌지만 개통 당시의 위상은 오늘날의 거가대교 못지않았다. 아직도 거제구교는 사등․둔덕 등 거제남부지역의 관문으로서 노선버스를 포함하여 하루 2,000여대 이상의 차량들이 이용하고 있어 나름대로의 역할은 지속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거제구교처럼 낡은 교량은 해가 갈수록 노후화가 빨라짐으로써 관리비용이 증가하고 유지기술도 까다로워진다. 그러나 거제구교의 현실은 오히려 반대다. 과거에 비해 유지관리비가 절반 이상 줄었고 관리주체의 운영체계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자연히 거제구교의 안전을 걱정하는 시민들은 늘어가고 있다.

보통사람들은 설마 거제구교 같은 대형교량이 쉽게 무너지기야 하겠느냐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대형교량 붕괴사고는 빈번히 일어나고 있으며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조차도 흔히 발생한다. 우리도 지난 1992년 7월의 남해 창선대교 붕괴사고와 1994년 10월의 서울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직접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창선대교는 바다 밑 다리기둥이 삭아 무너졌고 성수대교는 상부연결고리가 끊어져 상판(上板)이 한강위로 떨어졌다. 모두가 유지관리의 소홀 내지 부실 때문이었다. 창선대교는 마침 통행차량이 없어 행인 2명의 사망에 그쳤으나 성수대교는 이른 아침 출근을 서두르던 시민․학생 등의 사망자가 32명이나 되었다. 모두가 백주에 일어난 순식간의 날벼락이었다.

지금의 거제구교는 과거 중앙정부가 직접관리 하던 시기에는 ⌜국가중요구조물⌟로 지정되어 특별관리 되었다. 그러나 거제신교 개통으로 거제구교 노선은 국도(國道)에서 시도(市道)급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그 관리권이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었고 자연히 ⌜국가중요구조물⌟대상에서도 제외되었다.

구 거제대교, 국도에서 시도급으로 하향조정 , 국가 관리대상서 제외
관리권 두고 경남도와 거제시 서로 미루다 08년 10월 거제시로 이관

이후 도로법에 따라 경남도는 교량관리권을 지체없이 거제시에 인계하려 하였으나 거제시는 거부하였다. 거제시는 비용부담능력 등을 이유로 7년 이상을 힘 겨루다 2008년 10월에는 결국 인수하였다. 인수․인계를 둘러싼 자치단체간의 분쟁은 당연히 관리 소홀로 연계되었을 개연성이 크며 관리 소홀은 자연히 교량의 노후화를 가증(加增)시켰을 것이다.

이제 거제시는 교량관리주체로서 책임을 맡은 이상, 현재 거제구교의 현상(現狀)을 명확히 인지(認知)해야 한다. 본질적으로 거제구교는 물길이 세고 수심이 깊은 바다위에 만들어진 교량이니 만큼 실효성 있는 점검을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현재 거제구교는 유지관리 차원을 떠나 기본적으로 바닷물의 오랜 염해작용으로 교각기초부의 노후화 정도가 매우 심하다고 봐야한다.

이제 더 늦기 전에 관리당국은 답해야 한다. 현재의 거제구교는 신뢰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는 것이 관리당국의 시각인지 아니면 신뢰할 수 없는 상태인데도 방치하고 있는 건지. 방치하고 있다면 그 구체적인 사유는 무엇인지. 또 앞으로의 거제구교 관리계획 내지 처리계획은 무엇인지 등을 시민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

필자는 오늘날 거제구교가 처한 상황을 다음의 3가지로 요약코자 한다.

그 첫째는 무엇보다도 과적차량의 통행 방치다. 거제구교의 설계하중은 DB-18로서 최대 통과하중은 축하중(軸荷重) 10톤, 전체하중(全體荷重) 30톤이다. 따라서 1개의 축하중이 10톤을 넘거나 차량 총중량이 30톤을 넘으면 법(法)으로 통행이 금지된다.

그러나 거제구교는 현재 과적차량을 단속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과적차량들이 거제신교의 과적검문을 피해 거제구교로 우회(迂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거제신교는 설계하중이 DB-24로서 전체하중 40톤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거제신교에도 통행불가한 과적차량들이 거제구교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과적차량이 교량안전에 얼마나 치명적인가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다 안다. 일이 이런대도 관리주체인 거제시는 이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실로 막가파식 행정이 아닐 수 없다.

과적차량 통행방치, 해상선박의 잦은 교각충돌, 관리주체의 안전의식 부족
소형차 전용 또는 관광목적 특수도로 전환 검토해야‥시, 각별한 대책 절실

두 번째는 해상선박들의 잦은 교각충돌에 대한 문제다. 거제구교가 놓여있는 견내량은 동서 해상물류 이동이 활발한 곳이다. 많은 선박들이 거제구교의 교각사이를 밤낮없이 지나고 있다. 빠른 물살로 인하여 알게 모르게 선박들의 교각충돌 사고는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2년 11월에는 대형 바지선과의 충돌로 일부 교량상판 이음부가 약 7cm 가량 옆으로 밀리는 사고가 있었다. 근래에도 2010년 9월의 2000톤급 바지선과의 충돌사고와 2011년 6월의 40톤급 예인선과의 충돌사고가 있었다. 그러나 보도되지 않는 크고 작은 충돌사고는 야간을 중심으로 빈번히 일어나고 있음이 현실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관리주체의 안전의식 부족이다. 현재 거제시는 거제구교의 안전도(安全度)를 C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관계규정상 그 의미는 "전체적인 교량안전에는 지장이 없고 부재에 따라 경미한 결함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정도다. 이런 평가는 현재 실제로 거제구교가 처한 상황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거제구교와 같은 장대교량(長大橋梁)의 유지관리는 현행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정기점검, 정밀점검, 정밀안전점검, 긴급점검 등을 주기적으로 중복 점검토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규정에 따라 잘 이행만 하면 될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관리자는 교량의 과거 관리역사를 꿰뚫고 있어야 하며 해상교량인 경우 적어도 수중조사의 취약점이 무엇이며 수중부(水中部) 콘크리트의 장기 염해작용이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지 등에 대해서도 깊은 인식이 있어야 한다. 그저 페인트만 번지르하게 칠하고 용역결과에만 의존하는 등의 행정적 처리로는 한계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과거 창선대교사고 후 전국 주요교량들의 수중교각 일제점검이 있었다. 당시 건설교통부에서는 거제구교를 포함한 일부 중요교량의 점검은 민간 수중전문조사기관 대신 해군 UDT부대의 지원을 받아 시행하였다. 수중조사는 특별한 위험이 수반되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의 위험성 외에도 별도로 고려(考慮)해야 할 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거제구교는 앞에서 지적한 3가지 문제점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언제 어느 순간 대형사고(大形事故)로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노후화된 교량을 아래에서는 선박들이 들이박고 위에서는 과적차량들이 짓누르고 흔들어댄다면 과연 언제까지 얼마나 더 견딜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만약에 관리당국은 위의 문제점 해결에 특별히 곤란한 사정이 있다면 거제구교를 소형차량 전용(專用)으로 통제하든지 아니면 관광이용 등의 특수목적 교량으로 사용전환 하는 등의 조치도 고려해 봄직하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라도 현재대로의 방치는 안된다. 지금 거제구교는 매우 피로한 상태며 거제구교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교량의 안전에 대하여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교량관리주체인 거제시의 각별한 대책을 촉구하는 바이다. 

   
▲ 지난 71년 4월 개통된 구 거제대교. 지금부터 41년전인 당시에는 지금의 거가대교 개통보다 훨신 더 큰 흥분과 감동을 안겨줬고, 거제가 섬에서 육지로 탈바꿈하는 의미있는 구조물이다. 

유승화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은?

-학력
·둔덕초등학교 졸업
·통영중·고등학교 졸업
·육군사관학교 졸업
·미국 웨인주립대학 대학원 졸업(토목공학 석사)
 
-자격증
·토목기사 1급
·도로및공항 기술사
 
-주요경력
·건설교통부 도로국장·광역교통국장·기술안전국장
·건설교통부 익산·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차관보급)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운영위원장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위원
 
-상훈
·홍조근정훈장
·근정포장
·건설부장관 표창, 총무처장관 표창
 
-논문
·Forecasting Trucking Accident in Michigan by Box Jenkins Method
·건설공사의 부실방지 방안모색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추구해야 할 방향
 
-저서
·『건설 행복론』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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