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는 유독 정치신인이 대거 출마했다. 후보연령도 대체로 낮아졌다. 이러다보니 현역의원이 공천이나 당선가능성에서 강세를 보이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시의회 원 구성을 정치신인들로만 채워서도 안 되고, 그렇게 될 가능성도 없지만, 정치신인 난립상황에서 현역 출마자 중 과연 몇 사람이 살아남을지 벌써부터 관심이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현역 시의원 또는 의정경험이 있는 사람은 모두 10명. 총 36명의 출마후보(비례대표 4명 제외) 대비 현역 비율이 27%다. 예전 선거에선 현역 출마비율이 절반을 넘었고, 현역의 생존비율 또한 당선자 대비 절반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의원 정원 16명 중 현역(경험자 포함)의 생존비율이 30%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나머지 70% 안팎은 정치신인들로 채워진다는 얘기다.

현역의 생존비율 30% 안팎은 5~7명 선. 경우에 따라선 최소한에 그친 현역출마자 10명중 절반이 낙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만큼 시의원의 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기류의 저변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작용한다. 첫째가 정당지지율의 변화다. 중도진보로 분류되는 민주당의 당지지율 고공행진과 보수로 분류되는 한국당의 지지율 쇠퇴가 그것. 지금까지 원내 다수당을 차지하던 한국당 시의원의 입지가 좁아진 반면, 민주당을 등에 업은 정치신인의 입지가 확대되면서 현역 생존비율을 낮추고 있는 셈이다.

두 번째는 현역 공천 비율이 예전 선거보다 현격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원내 다수당을 차지하던 한국당은 이번에는 지역구마다(라선거구 제외) 정수공천이 아닌 ‘정수 –1’ 공천을 했다. 반면 지역구 별 선별적 후보를 냈던 민주당은 한국당과 똑같은 수의 정치신인을 대거 공천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현역의 공천 비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의원정수(4명)가 가장 많고 후보군(11명)도 가장 많은 가 선거구에서 현역이 공천된 경우는, 모든 정당을 통 털어 한국당 신금자 후보가 유일하다. 총 6명이 출마한 라 선거구도 한국당 조호현 후보가 유일한 현역이다. 현역 후보가 줄었다는 단적인 예다.

그나마 현역이 가장 많은 선거구는 나선거구다. 민주당 옥영문, 한국당 윤부원, 미래당 박명옥 후보가 각각 3선(옥영문 후보는 도의원 경력 포함)에 도전하고, 무소속 옥삼수 후보가 재선에 도전한다. 총 출마자 9명중 4명이 현역이다. 이 중 3명을 뽑다보니 단순 수치상 현역 생존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다·마선거구는 현역이 각각 2명씩 포진해 있다. 두 곳 모두 5명이 출마해 2명을 뽑는 곳이라 현역의 생존 가능성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이와 관련, 거제시의회 반대식 의장은 “정치는 상생이자 협치다. 능력 있는 사람이 우선 선출되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보다 효율적인 원 구성을 위해서는 현역과 정치신인의 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거제시 유권자들이 보다 안목 있는 집단지성을 발휘해 현역과 정치신인이 조화롭게 원 구성을 이룰 수 있도록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반 의장은 “정치신인이 의회에 입성하면 의정활동 전반을 파악하는 데만 꼬박 1년이 걸린다”면서 “지역 유권자들은 이런 현실을 감안해 의정활동을 경험한 선배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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