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우조선해양 협력사인 임천공업 대표이사 이모씨를 소환 조사했다. 이씨는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과정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남 사장 연임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동열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이씨를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내사 단계이기 때문에 법률상 피내사자 신분이지만, 사실상 피의자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0일 임천공업과 계열사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해 이씨가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회삿돈을 횡령한 방법과 사용처를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횡령액 일부가 남상태 사장의 연임 로비를 위해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캐물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현 정권 실세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세 자녀가 임천공업과 계열사 두 곳의 주식을 대량 보유하게 된 경위를 추궁했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 천 회장의 세 자녀는 임천공업 주식 15만주와 계열사인 ㄱ공업·ㄱ기업의 주식 각각 2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에서는 이씨가 2008년 대우조선해양에서 받은 회사 선수금 570억원 중 일부를 빼돌리거나 대우조선해양에 납품하는 기자재 가격을 부풀리는 등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임천공업 및 자회사 주식을 대량 매입해 천 회장 측에 건넸으며, 이는 남 사장 연임 로비의 일환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의 횡령 혐의와 관련된 부분이 있으면 대우조선해양도 당연히 조사할 것”이라며 “이씨가 횡령한 돈을 어디다 썼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가 조성한 비자금의 출구에 대한 조사가 남 사장 연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