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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현장, 공권력 투입되나행안부·노동부 장관 19일 대우 현장 방문 …20일 11시 막판협상 '실낱 기대'
이정식 노동부 장관이 1도크 철 구조물 안에 자신을 가둔 노동자와 대화하고 있다.

정부가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해 공권력 행사 가능성 등을 언급한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거제 파업 현장을 찾았다.

정부 차원에서 파업 사태를 해결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으나 급박한 상황 등을 고려해 공권력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강경 대응 의사도 내비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관계 부처 두 장관은 이날 오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40일 넘게 이어지는 하청 노동자 파업 상황을 살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이 하청 노동자 파업 현장을 먼저 방문했다. 그는 1도크(dock) 게이트 위에서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과 얘기를 나눴다. 김 지회장은 "하청 노동자들 정말 절박하다.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사는 노동자들이 오죽하면 이런 투쟁을 하겠느냐"며 정부의 사태 해결 노력을 촉구했고, 이 장관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어 1도크 안에서 좁은 철 구조물에 자신을 가둔 채 농성 중인 유최안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과 고공 농성을 하는 조합원들도 만났다. 이 장관은 유 부지회장 건강을 염려하면서 "최선을 다해서 여러분이 원하는 내용이 평화적으로 타결될 수 있도록 지원 하겠다"며 "정부를 믿고 농성을 풀고 같이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부지회장은 "정부가 먼저 답할 입장인 거지 저희한테 이거 먼저 풀라 말하고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방법이 없으니까 방법을 찾아달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오후 거제 대우조선해양에 도착했다. 조선소를 시찰하고 노동자 파업 현장을 둘러봤다.

경찰 보고를 받은 후 현장을 찾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취재진이 방문 목적을 묻자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심각하다.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응 방식에 대해서 모든 가능한 방법을 두루 검토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현장 상황이 어떤지 둘러보러 왔다"고 말했다. 정부 대응 방안과 관련해서는 "정부 국무회의나 관계 장관들이 모여서 구체적인 방안을 한번 다시 상의해 보겠다.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상황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그 상황에 맞춰서 대응 방안을 펼칠 계획"이라고 했다.

공권력 투입 가능성도 밝혔다. 이상민 장관은 "공권력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여러 가지 희생이나 얘기치 않은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투입) 시기는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뭐라고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화로 타결하는 게 가장 좋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 그때그때 찾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회장과도 만났다. 김 지회장이 "하청 노동자들이 희망을 품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자 이 장관은 "열심히 노력하겠다. 이전 정부와는 다르게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장관 방문에는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박종우 거제시장 등 관계 기관장도 동행했다. 박 지사는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파업이 조선업이 회복하는 시점에 발생돼 생산공정 중단으로 대내외 신인도 저하 등 국가경제와 지역경제의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노사가 조금씩 양보해 조기에 협상을 끝내고 대우조선이 정상화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해달라"고 말했다.

하청 노동자들은 장관 방문 때 1도크 게이트 위 양쪽에 늘어서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 등 구호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서 "하청 노동자도 사람이다. 사람답게 살아보자"고 외쳤다. 협력업체 관계자 등은 도크 게이트 앞에서 파업 중단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했다.

조선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부터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대우조선에서 파업 투쟁에 돌입했다. 유최안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과 조합원 6명은 지난달 22일부터 옥포조선소 1크 안에서 농성하고 있다.

대우조선 원청·하청 노사는 지난 15일부터 하청 노동자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4자 간담회를 잇달아 열고 있다. 노사 이견으로 큰 진전이 없는 가운데 조선하청지회는 임금 인상 요구 수준을 애초 30%에서 10%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이 23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2주간 여름휴가에 들어가는 걸 고려하면 22일이 사실상 타결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단절된 노사 대화 창구를 여는 중재 역할을 한 대우조선 정규직 노조도 조속한 타결을 바라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교섭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원·하청 할 것 없이 모든 구성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며 "산업은행과 정부는 잔업·특근을 해야 먹고사는 조선소 원·하청 노동자 저임금 문제 해결과 이를 통한 조선 인력 확보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옥포 시내에 내걸린 파업중단 촉구 현수막.

한편, 이런 긴장감 속에 대우 하청 노사는 20일 11시 교섭을 재개하기로 해 관심이 모아지고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19일 교섭은 마무리를 지은 상태며, 20일 11시 하청 노사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노사 양측이 극적 타결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사는 19일 오후 4시부터 교섭을 다시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하청지회 측은 이 자리에서 올해 5%, 내년 10% 임금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10% 인상안에 대해선 감당할 수 없는 규모라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지만 30% 인상안만 고집하던 하청지회가 수정안을 제시한 것 자체로 진전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내일 협상마저 결렬될 경우 극단 대립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지회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도 20일 서울과 거제에서 동시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대우조선해양 노사 양측 간에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도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할 경우 제2의 용산참사가 우려된다며 당 내 TF(전담팀)를 통해 중재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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