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청

경남도 도시계획심의위원회(위원장 이종식 양산대교수)는 20일 오전 11시부터 12시 30분까지 열린 회의에서 거제시에서 신청한 300만원대 아파트 사업 추진 건에 대해 '부결'처리 했다.

'부결' 처리 사유는 경남도에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아 당일 회의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했던 거제시 관계공무원들 조차 궁금해 하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 9월 4일 내부적인 관련절차를 거쳐 경남도에 300만원대 아파트 관련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ㆍ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변경)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휴일인 21일에도 거제시 도시과 관계공무원들은 사무실에 출근해 크게 낙담한 표정이 역력한 가운데, 한편으론 경남도 도시계획위원들의 심의 태도와 당일 회의 분위기를 일제히 성토하면서 '격앙'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날 회의 출석했던 한 공무원은 "민간사업자가 신청한 사업도 충분한 심의를 위해 관계자를 불러 견해를 들어 보기도 하고, 한차례 정도 ‘유보’하는 게 설득력있고 올바른 절차인데, 하물며 지자체장이 면밀한 검토를 거쳐 신청한 사업에 대해 당일 간단한 진술만 듣고 모두 밖으로 나가라고 한 후 그대로 부결 처리해 버렸다.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 같았다"고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이 문제에 정통하고 경남도 도시계획위원을 지냈던 한 학계 인사는 "내가 알기로는 거제시에서 사업신청을 할때부터 경남도쪽 관계자들이 마뜩찮게 여긴 것으로 알고 있다. 왜냐하면 이 사업이 통과될 경우 앞으로 각 시·군에서 유사한 사업신청이 뒤따를 수 있고, 사업 자체가 실험적 측면이 강하다보니 행정 관료들의 습성상 추진과정에 불거질 각종 민원이나 예상되는 사후 감사 등이 골치 아팠을 수도 있다. 거제시에서 경남도를 너무 순진하게 믿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해 공무원들의 불만을 일부 뒷받침 했다.

당초 300만원대 아파트 사업은 거제시가 계획관리지역에 있는 사유지에 농림지역을 포함시켜 아파트를 건립, 일부는 시에 기부채납받는 형태로 저렴한 가격대의 서민형 아파트를 공급할 목적으로 추진됐으나,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행정의 일관성이나 형평성 측면에서 일부 부정적 견해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 성격상 중앙 언론매체를 비롯한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주목을 받았으며, 만약 사업이 성공할 경우 박근혜 정부의 서민주택 공급정책과 맞물려 창조경제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기대가 있었다.

더구나 이 사업은 양대 조선소를 경제의 축으로 하는 거제지역의 특성상 앞으로 조선업종의 선도산업이 될 해양플랜트 산업이 지속적으로 활성화 되는 추세인 반면, 일부 서민들과 노동자들의 주거 환경이 날로 악화되는 현실적 문제를 행정이 앞장서 해결하기 위해 계획했던 전향적이고 야심 찬 사업이었다.

어떻든 거제시는 이번에 부결된 300만원대 아파트 사업에 대해 현재로서는 행정소송 외 별다른 대안이 없는데다 일정기간 동일사업을 신청할수 없는 규정에 따라 사업계획을 접거나 별도의 사업 추진이 불가피 하게 됐다.

한편, 권민호 시장은 이 같은 소식을 보고받고 "오로지 서민들의 내집 마련 희망을 정부 시책에 맞춰 추진하려는 거제시의 의지를 경남도나 도시계획위원들이 제대로 살펴주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과 매우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11일 거제시청에서 평산산업 관계자와 300만원대 아파트 건립을 위한 부지기부채납 MOU체결식을 가졌다

서영천 기자  syc687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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