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청사(KBS 2TV 뉴스화면 캡처)

출국금지는 압수수색 등 언제든지 강제수사로  이어질수 있음을 의미한다. 검찰 증거조작 진상수사팀(팀장 노정환 부장검사)은 출국금지된 이들 국정원 대공수사팀 요원들을 곧 소환해 증거조작에 얼마나 가담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자살을 시도해 5일째 입원중인 국정원 조력자 김 모(61)씨의 상태가 호전됨에 따라, 김 씨에게 국정원 요원들이 증거 조작을 지시했는지, 또 김 씨에게 받은 증거를 검찰에 넘기기 전 국정원 측이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와 함께 또 다른 증거 2건의 입수 과정에 관여한 다른 국정원 협조자들의 신원과 소재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증거조작' 의혹이 점차 기정 사실화 되자 정치권의 날선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이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불쏘시개'가 돼 대형 악재로 번지지 않을까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핵심 당직자들이 나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느긋해 하던 증거조작 의혹이 오히려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는데다가, 사표를 제출했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 임종훈 민원비서관이 지방선거 출마 신청자 면접에 개입했다는 주장으로 선관위 조사와 함께 관권선거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이러자 여권 일각에서는 증거조작 의혹에 대해 설득력없는 변명과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국정원 수뇌부와 정부를 향해 ‘책임론’ 등 불만의 목소리가 서서히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8일 김정현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조작 과정에서 드러난 국정원의 행적은 졸렬하기 짝이 없다“면서 ”이런 유치한 수준의 국가정보기관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세계적으로 창피한 일"이라고 국정원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그는 또  "국가정보기관이 위조된 줄 알면서도 버젓이 증거로 제출해 국가 사법체계를 우롱하고, 이 증거가 위조됐다고 관계국으로부터 확인되자 발뺌하느라 급급하다가 결국은 정보기관으로서 생명인 정보원을 넘기고, 이제는 그 정보원이 다시 국정원의 그간의 행적을 겨냥하는 이 추태는 더 이상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촛불집회에서도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이 핵심 화두였다. 280여개의 시민단체가 모인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총체적 대선개입 및 박근혜 정부의 수사방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 시국회의’(이하 ‘국정원 시국회의’)는 8일 저녁 서울시 청계광장에서 300여명이 모여 제35차 촛불집회를 열고 국정원과 박근혜 정부를 규탄했다.

이날 '국정원 시국회의'는 간첩사건 증거조작과 관련해 "국익을 위해 헌신해야 할 국정원이 국민을 간첩으로 내몰고 증거까지 조작하는 엄중한 현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며 "정치검찰과 국정원이 혁파돼 국민의 검찰, 국민의 국정원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유우성씨에 대한 간첩여부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날 때 까지 유보하더라도, 이번 사건은 항소심에서 검찰과 국정원이 증거를 조작한 전대미문의 국가기관 문란사태”라고 지적하면서 "과연 국정원을 이대로 둬야 하는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사건과 관련된 국정원 직원들을 엄중히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시국회의'는 다음주 15일에는 ‘3·15 부정선거 54주년’을 맞아 민주당 등 야당이 참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종합>
 

△8일 서울에서 열린 '국정원 시국회의' 주관 촛불집회 모습(트위터 화면)

서영천 기자  syc687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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