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가 29일 오후 대구 수성구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선대위 발대식에서 문제의 선물보따리 발언을 하고 있다.

오는 6월말로 예정된 국토교통부의 신공항 입지선정 발표를 앞두고 정부·여당은 ‘정치권이 개입하지 말자. 특히 이번 선거전에 이를 절대 거론해서는 안 된다’는 함구령을 내린 상황이다. 신공항 건설은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놓고 여권 내에서도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를 자칫 잘못 건드렸다간 선거전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린 조치다.

선물보따리 발언 파장이 커 지자 조 의원은 다음날 “신공항은 정부의 용역결과에 따르는 방법 말고는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여당 내에선 조 의원이 자기정치를 위해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지역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불쾌해 하고 있다.

부산의 총선 주자들은 조 의원의 발언에 하나같이 격분했다. 새누리당 박민식(북·강서갑) 부산시당위원장은 “만약 조 의원의 발언이 대구에 유리한 신공항 입지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대단히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분란을 야기하는 행위로 부산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빅재호(남구을) 후보는 “부산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주눅이 들어 신공항에 대해 한마디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내륙에 신공항을 건설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반면, 신공항 가덕입지를 찬성하는 거제지역 후보들은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더 심하다. 부산시 가덕신공항 추진 범시민운동본부는 31일 발 표한 성명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에 선물보따리를 준비하고 있다는 친박실세 의원의 언급에 위기의식과 전율을 금할 수 없다”며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그 말이 사실이라면 부산시민단체는 결코 이를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가덕신공항 추진본부는 “신공항 입지와 관련 그동안 평가기준에 대해 함구하고 잇는 정부에 부산시민들의 의혹이 증폭되어 왔는데 이를 결국 대구·경북의 입장을 수용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라며 “사정이 이러한데도 부산의 총선주자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만약 언론의 보도대로 정부와 여당이 당초 약속을 어기고 신공항 입지결정에 부적절한 정치적 술수와 모략을 계획하고 있다면, 부산 시민들은 이번 총선은 물론이고 다음 대선에서도 제대로 된 심판을 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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