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시장공천 여론조사를 1주일 남짓 앞둔 상황에서 변광용 예비후보에 대한 경쟁후보의 공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들은 조폭사건 연루에 따른 도덕적 흠결을 거론하며 이틀연속 기자회견을 자청해 변 예비후보의 사퇴를 주문했다.

특히 문상모 시장 예비후보는 경남도당 면접 심사 때 흠결이 있는 변 예비후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며 9일 중앙당에 재심청구서를 접수시켰다. 장운 시장 예비후보는 10일 기자회견에서 흠결이 있는 변 예비후보가 지방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쫓아 사퇴하면, 자신도 진정성 확인 차원에서 사퇴할 수 있다는 폭탄선언까지 했다.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장 장운·문상모 예비후보와 도·시의원 예비후보 8명(윤경아·송오성·옥은숙 도의원 예비후보, 최양희·손진일·하준명·신철수·조태현 시의원 예비후보)은 10일 오후 합동기자회견을 통해 조폭사건에 연루된 변광용 예비후보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지방선거 본선승리를 위해 후보의 자질검증은 철저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9월 조폭사건이 불거질 당시 의혹의 초점이 다른 관련자들에게 집중되면서 변광용 위원장은 제대로 검증받지 못했다. 비록 해명은 했지만, 당시의 변광용과 지금의 변광용은 엄연히 다르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지방정권 교체라는 소중한 기회”라고 전제한 뒤 “변광용 예비후보가 본선에 오를 경우 다른 당의 집요한 공격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지방적폐 청산과 지방권력 교체를 위해 시장후보군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사건이 불거질 당시 침묵해 놓고 왜 이제 와서 문제 삼느냐’고 우선 물었다. 이에 대해 장운 예비후보는 “당시 변광용 예비후보가 지역위원장 이다보니 지역위원회 차원에서의 문제제기가 어려웠고,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한다는 내부논의에 따라 발 빠른 대응이 늦어졌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문상모 예비후보는 “경남도당 면접심사 당시 당에서 이 문제를 제대로 주목하지 않았고, 대통령 지지율이 70%인 상황에서 누가 되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안일한 판단을 했다”면서 “경남도당의 이 같은 판단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9일자로 중앙당에 재심청구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조폭사건은 ‘권민호 시장이 조폭을 사주해 민주당 핵심세력 제거를 사주했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다. 이 로비에 속아 같이 밥 먹고 술 먹은 변광용과 김해연은 피해자로 볼 수도 있다. 이를 두고 사퇴를 강요하는 건 지나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장운 예비후보는 “사주를 하고 안하고는 수사기관에서 밝혀낼 일이지만, 문제는 조폭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밥을 먹고 술을 마셨다는 도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면서 “조폭과 그런 식으로 어울린 게 문제없다면 이 세상의 모든 로비는 정당화 될 수 있다. 특히 시장이 되면 이보다 더한 일을 겪게 되는데, 그때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할 것이냐”고 반박했다.

당내 경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조폭사건을 문제 삼는 건 불순한 의도가 숨겨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장운 예비후보는 “이번에야말로 지방권력을 교체할 천우신조의 기회”라며 “변광용 예비후보가 거제시를 책임지겠다고 나온 이상, 시민이나 당원 입장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흠결을 묻어두고 가면 설령 변 후보가 본선에 가더라도 상대후보의 맹렬한 공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자칫 필패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을 미리 막자는 취지지 결코 불순한 의도를 갖고 문제를 제기하는 건 아니다”라고 거듭 호소했다.

권민호 전 시장이 민주당에 입당한 상황에서 지방권력 교체가 맞느냐는 질문에 대해 장운 예비후보는 “권민호 전 시장이 민주당에 입당했다고 해서 전체 보수진영이 진보진영으로 바뀐 건 아니다”면서 “한 사람의 입당이 지방권력의 정체성을 다 대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변광용 예비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될 경우 선거전 ‘원팀’ 구호가 유효하느냐는 질문에 장운 예비후보는 “당연히 룰에 의해서 갈 수 밖에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문상모 예비후보는 “흠결 있는 변 후보로는 승리하기 어렵다는 걱정이 많다. 단일대오 형성도 의문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말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마지막 즈음 장운 예비후보는 발언을 자청하며 “변광용 예비후보의 조폭사건 연루를 언급하는 사실을 두고 일부에서 진정성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변광용 예비후보가 진정으로 지방권력 교체를 위해 사퇴한다면, 저도 지방권력 교체를 염원하는 진정성 차원에서 예비후보직을 사퇴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경남도당의 면접심사에서 탈락한 이영춘 예비후보는 도당 심사가 부당하다며 8일 민주당 중앙당에 재심정구서를 접수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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