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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자백강요 감사는 '감사권 남용 · 불법'창원지법 민사부 9일 판결 …자백강요 감사에 희생된 삼성 노동자들 '구제의 길'

삼성중공업이 인력구조조정 과정에서 비위제보에 대한 자백강요(이른바 ‘네 죄를 네가 알렸다’ 방식 추궁)는 감사권 남용에 따른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삼성중공업에선 사용자측의 이 같은 갑질에 견디다 못한 노동자 상당수가 옷을 벗을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일부는 처지를 비관해 폐인처럼 지내는 등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의 후폭풍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창원지법 제2민사부(재판장 이봉수 판사)는 지난 9일 A씨(삼성중공업 전 물류부장)가 삼성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판결(각하)을 번복하고 원고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고 A씨의 소송대리인(진성진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삼성중공업 재임 중 약 8개월 여간 지속된 비위제보 자백강요 감사에 못 이겨 지난 2016년 7월 15일 삼성중공업에 사직원을 제출하고 퇴사했다. A씨는 퇴사당시 명퇴신청에 따른 별도 위로금은 받지 못하고 자신의 연봉(6984만원) 만큼의 퇴직위로금만 받고 나왔다.

이후 A씨는 사용자 측의 자백강요에 의한 감사로 퇴직하면서 당시 희망퇴직위로금 2억원을 받지 못했다며 그 차액인 1억3000만원과 사측의 자백강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 7000만원원 등 총2억원을 지급해 달라며 지난 2017년 9월29일 삼성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A씨의 소송제기에 1심 재판부는 A씨가 퇴직당시 약7000만원의 퇴직위로금을 받고 이후 일체의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합의’에 서명한 바 있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2018.11.20.)

A씨는 1심재판부의 이 같은 결정에 불복해 항소하며 청구한 2억원에 대해 이자까지 계산해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9일 열린 선고공판 주문을 통해 △ 1억3000만원은 (1심과 같은 이유로)각하하고 △손해배상금 7000만원 중 3000만원에 대해 톼사일(16.7.15)부터 판결시점(20.1.9)까지 연5%, 그 다음일부터 지급일까지 연15%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60%, 피고가 40%씩 부담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의 이 같은 판결은 사용자측의 과도한 감사에 따른 노동자의 피해를 인정하고 그에따른 손해배상을 하라는 취지로, 사용자 감사권 행사의 한계를 판시한 매우 중대한 사례로 꼽힌다.나아가 같은 경우로 퇴직한 수많은 노동자들도 소 제기시 피해구제의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명확히 했다. 노동자가 관련업체로부터 향응 등을 수수했다는 비위제보를 받은 사용자가 제보내용에 대한 객관적 조사없이 자백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감사를 진행했다면, 이는 감사권(인사권) 남용이자 노동자에 대한 불법행위이고 따라서 사용자에게는 당연히 위자료 지급 의무가 있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 소송대리인 진성진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사용자가 인사권 일부로 노동자에 대한 감사권을 행사하더라도, 목적의 정당성이 없거나 절차가 관계법령 등에 위반한 경우, 또는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에 비춰 용인될 수 없는 수단이나 방식으로 진행돼 노동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경우에는 감사권(인사권) 남용이자 노동자에 대한 불법행위라고 본 매우 중대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진 변호사는 그러면서 "삼성중공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진행된 자백강요 감사는 목적의 정당성, 절차적 적법성, 수단 방식의 적절성에서 모두 인정하기 어렵고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에 비춰 용인될 수 없는 수준의 불법임이 명확하게 확인된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로 삼성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같은 이유로 퇴직한 수많은 노동자들의 줄소송 제기가 크게 주목된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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