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그간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 등 국정원 관련 주요 현안이 있을때 마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이었지만 이번 사안 만큼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계속 미적거리다가 6·4 지방선거의 악재가 될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11일 남재준 국정원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여당 의원이 남 원장의 사퇴를 공식 거론한 것은 전날 이재오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건은) 국정원장이 대충 송구하다고 하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라며" "국정원장이 스스로 판단해서 대통령에게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새누리당의 중진인 이재오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여당 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증거 위조 논란에 대해서는 국정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공직자의 바른 자세"라며 "사실 국정원장은 댓글 문제,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문제 등 정치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그 때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감싸기에 급급했다. 공당으로서 도가 넘었다"고 꼬집었다.

앞서 서울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0일 오후 5시부터 내곡동 국정원에 담당 검사 3명과 수사관 등 10여 명을 보내 대공수사팀에 대해 8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수색은 이날 오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유감을 표명한지 6시간만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국정원은 지난 2005년 불법도청 의혹으로 검찰의 첫 압수수색을 받았고, 지난해 4월에는 대선개입 의혹으로 두 번째 압수수색을 당했다. 두 번째 압수수색이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10일에는 간첩사건 조작의혹으로 또 압수수색을 받는 수모를 당했다.

한편, 검찰은 법원에 제출된 중국공문서 3건 모두가 자살을 시도한 김 모(61)씨가 관여해 위조된 정황을 잡고 곧 국정원 대공수사팀 직원들을 차례로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증거조작에 가담한 김씨와 국정원 직원들의 혐의가 확인될 경우 국가보안법상 무고·날조죄로 최소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만약 유 씨에게 간첩 혐의를 씌우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다면 이들은 간첩죄와 똑같은 징역 7년 이상의 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종합>

＊국가보안법 제12조(무고, 날조) ①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이 법의 죄에 대하여 무고 또는 위증을 하거나 증거를 날조·인멸·은닉한 자는 그 각조에 정한 형에 처한다.

②범죄수사 또는 정보의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나 이를 보조하는 자 또는 이를 지휘하는 자가 직권을 남용하여 제1항의 행위를 한 때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다만, 그 법정형의 최저가 2년미만일 때에는 이를 2년으로 한다.

서영천 기자  syc687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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