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은 A씨의 범죄 혐의에 대해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 우려' 등의 사유로 3일 오후 늦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도선관위가 밝힌 혐의 내용 외에 추가 혐의는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오후 창원지방검찰청 공안부(주임검사 박대범)는 A씨의 공직선거법위반(제231조 재산상 이익목적의 매수 및 이해유도죄 등) 혐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3일 법원의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영장이 발부 돼 구치소에 수감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A씨에 대한 범죄 혐의는 충분히 확보된 만큼, 다음 수순으로 '2억 전달설'의 진위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억 전달설'이 실체가 없는 A씨의 '조작'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관측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사건에 직,간접으로 관련된 참고인 등이 선관위나 검찰에 출석해 진술한 내용이 흘러 나오면서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눈여겨 볼 점은 충북 소재 'ㅍ'재활용공사와 거제시의 관계다. 지난달 31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이 업체는 지금까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2억 전달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실제 이 업체는 2011년 입찰 당시 신공법을 개발했다고 주장하며 향후 20∼25년간 재활용처리장 운영권을 달라고 거제시 관계자들에게 밝혔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거제시 담당공무원들이 현지 실사까지 했으나 시가 요구하는 공법과 맞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는 입찰에 참가는 했지만 초기에 만족할만 점수를 얻지 못해 1차 탈락했다. 이후 거제시가 발주하는 공사를 한 사실이 없다. 이런 업체가 A씨를 통해 거액을 현직단체장측에 건넸다는 추측 자체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또 이 업체관계자가 '사진' 작품 활동 경력이 있으며, 거제지부장을 수년간 역임하고 나름대로 지역에서 '사진'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소문난 A씨와 친분이 있었다는 점이다. 공무원 A씨가 두번에 걸쳐 크지 않은 금액을 업체 관계자로부터 받았다가 일부는 사용하고 대부분 금액을 돌려 주었다고 진술했다는 내용이 나 도는 점도 이를 짐작케 한다.

이에 대해, 지난 2일 지역의 한 인터넷언론은 "이번에 체포된 공무원은 평소 현직단체장과 친분이 두텁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흘리고 다녔으며, 충북 소재 업체관계자와 '사진작가'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지방선거 후 새로운 시장이 음식물쓰레기공공처리시설 공법과 업체를 선정하는다는 사실을 근거로 업체관계자에게 접근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사가 진행중이라 사건의 구체적 내용이나 결과를 예단키 어렵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보아 A씨가 ‘한건’을 건질 목적으로 모 예비후보측과 ‘가공된 내용’을 미끼로 접촉, 2억을 요구하다가 거래가 불발되자 모 예비후보측이 먼저 ‘신고’ 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A씨와 접촉을 한 모 예비후보측의 도덕적 처신에 대해서도 항간에 말이 많다. 새누리당 핵심당원들을 중심으로 원성이 터져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직접 당사자인 현직 단체장측은 매우 격앙된 분위기로 알려 졌으며 조만간 이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조속히 시장후보를 뽑아 본선에 내세워야 하는 거제당협측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일 도당 공천위에 이번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면서 "시민들이 납득할만 조치를 취한 후 시장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의견"을 이미 전달했고, 경남도당 고위관계자도 "거제시장 경선은 다른지역과 함께 가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본선을 앞두고 뜻밖의 암초를 만난 새누리당 거제시장 후보 선출은 앞으로 검찰의 수사결과가 ‘어느 시점에, 어떻게 나오는냐’에 따라 험로에도 불구하고 계속 ‘순항’할지, 아니면 '좌초'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또 소환조사를 받은 일부 지역언론인들의 처신도 도마에 올랐다. 검찰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알 수 없으나, 공직선거법상 엄연히 선거 불개입이 명시된 언론인들이 자의든 타의든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스스로 반성과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아울러, 현직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해 구속된 만큼, 그동안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거제시의 해이된 공직기강에 대한 대내외적 비난은 물론,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한동안 씻기 힘든 불명예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영천 기자  syc687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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